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에 컨텐츠를 추가하려 할 경우,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하기 마련이다.
첫번째는 기존 디자인의 빈 공간을 메워주는 보완컨텐츠.
오리지널 시절부터, 많은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던전에서 드랍되지 않는다며 불평해댔다.
한편 던전의 드랍테이블은 일정 이상 랜덤에 기대고 있고, 기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 부분의 랜덤성을 약화시킴으로써
' 모든 유저들의 원하는 아이템을 최단 기간내에 뱉어주는 ' 식으로 패치를 하는건 별로 좋은 일이 못된다.
대신 블리자드는 불타는 성전에서 ' 휘장 ' 이라는걸 만들었다.
던전에 가서 네임드를 클리어 한 횟수만큼 이 휘장이라는게 쌓이고,
일정 갯수의 휘장을 모으면, 네임드가 주는 것만큼 좋지는 않아도 대체하기엔 그럭저럭 쓸만한 아이템을 주는거다.
아이템 드랍 테이블의 랜덤함을 ' 보완 ' 하기위한 시스템 추가라고 봐야겠지.
두번째는 물론 오래된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던져주기 위함이지.
불성 중반부에 나온 황천의 비룡을 탈 수 있는 일일퀘스트라던가하는게 여기에 속한다.
근데 문제는 유저들의 불편해하거나 불평하는 요소가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가려내는 일이다.
흔히들 거론하는 방법이 아래의 두 가지이다.
1. 유저 커뮤니티에서 의견 취합
이게 바람직한 방법이 아님은 널리 알려져있다.
유저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의견은 모든 유저들의 의견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의사개진에 적극적인 소수 유저의 바람을 나타낸다고 봐야한다.
아울러 대부분의 유저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아이디어를 내는데 몰두하기 때문에,
유저 커뮤니티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다간 기우뚱한 게임이 되기 쉽다.
고로 유저 커뮤니티의 의견은, 참고용으로는 쓸만하지만 전적으로 반영하기엔 바람직하지 못하다.
2. 개발자의 경험에 의존
솔직히 말하자면, 자기가 개발하는 게임을 재밌다면서 열심히 하는 개발자 얼마 못봤다.
개발 과정에서 이미 게임을 자기가 이입할 수 있는 컨텐츠보다는 작업의 대상물로 보도록 유도되고,
사실 그게 바람직한 일이므로 그럴 수 밖에 없다.
유저 출신의 개발자가 투입된다면 상황이 좀 나아질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유저 출신의 개발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그 게임의 개발자가 되는 순간,
유저로서의 흥미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거든.
조만간 다른 개발자와 다를 바 없게 된다.
한편 개발자가, 의무감에, 자신이 개발중인 게임을 억지로 플레이한다면
이미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건 ' 즐거워서 ' 가 아니라 여전히 ' 의무적인 ' 것이 된다.
그래서 재미요소를 찾아내어 유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에는 여전히 쓸모없게 되어버리는거지.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단점이 크고, 오판을 내릴 가능성이 지나치게 높다.
와우를 보자. 유저커뮤니티에 ' 전사 레이드에서 딜이 너무 구려요 우우우~ 젭알 버프점 ' 하면
- 저희가 자료를 뽑아봤는데 최근 1개월간의 울두아르 25인 공략에서 가장 많은 딜을 뽑아낸 딜러는 흑마이며, 2위가 전사입니다.
- 그런데도 아직도 전사의 딜이 구리다고 불평하실건가여?
식의 답변이 올라온다.
만약 전사들의 딜이 실제로 매우 구렸다면, 여기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조치에 들어가야겠지.
사람이란 참 복잡한 존재라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제각기 자기들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고,
이 규칙을 업데이트하는 도규칙을 가지고 있으며,
도규칙을 업데이트하는 도도규칙도 가지고 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해서 게임을 만들어간다는건 불가능하다.
수학자는 불가능하고 랜덤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다루기 위해 무엇을 만들었나여?
교과서를 보면 ' 확률 ' 과 언제나 함께 붙어나오는 것.
바로 ' 통계 ' 이다.
라이브서버를 돌리면서 쌓이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취합하여
비교하고 분석하고 교차하여 고찰하면, 일정한 방향성이 보이기 마련이다.
바로 그게 라이브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자이너가 주목해야 할 곳이다.
그리고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님들도 맨날 포럼가서 징징징대지말고, 와우 포럼에서 커뮤니티 매니저가 맨날 지랄대듯 ' 데이터 ' 를 뽑아서 들이대야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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